Law Section — 입법정책 모니터링

대법 "무기계약직 전환된 방송 PD, 정규직 처우 인정해야"

언론사
로섹션
발행일
2026-08-06
카테고리
판결·심판 / 법원 판결

대법, PD가 춘천MBC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파기환송원심, 김 PD의 근로자성·부당해고는 인정했으나 정규직 취업규칙 적용은 부정"동종·유사 업무 일반직·

본문

대법, PD가 춘천MBC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파기환송

원심, 김 PD의 근로자성·부당해고는 인정했으나 정규직 취업규칙 적용은 부정

"동종·유사 업무 일반직·업무직 근로자 있는지 심리 안 해"…법리 오해 지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에게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처우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6월 11일 김남헌 씨가 춘천MBC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11년간 프리랜서 PD로 근무하다 계약 종료 통보

김 씨는 2011년 4월부터 약 11년간 춘천MBC에서 방송프로그램 제작 업무를 해온 PD입니다.

김 씨는 2022년 2월 '프리랜서 계약이 만료돼 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 씨는 근로를 시작한 2011년 4월부터 2년이 지난 2013년 4월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됐다며 춘천M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반면 춘천MBC는 김 씨가 위임 계약에 따라 특정 프로그램 내 코너 제작, 완제(송출용 영상물 편집 업무), 촬영 및 편집보조 업무를 수행했을 뿐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2심 모두 근로자성·부당해고 인정…미지급 임금은 6775만 원으로 증액

1심은 "김 씨는 2011년 4월 이래 줄곧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며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근로자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2011년쯤 춘천MBC의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늦어도 2014년쯤부터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됐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춘천MBC의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했습니다.

또 1심은 춘천MBC가 김 씨에게 2022년 3월부터 2023년 12월까지의 미지급 임금 4603만여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도 김 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 해고무효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부당해고 기간 받지 못한 임금은 1심보다 약 2천만 원 늘어난 6775만여 원으로 정했습니다.

2심 "정규직 취업규칙 적용 어렵다"…대법 "심리 부족" 지적

다만 2심은 "김 씨가 춘천MBC 소속 일반직 또는 업무직 근로자에 해당해 호봉제 내지 연봉제가 적용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의 심리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은 김 씨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직' 또는 '업무직' 근로자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별다른 심리도 하지 않은 채 김 씨가 일반직 또는 업무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에 따른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원심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동일한 부서 내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근로를 제공하는 일반직 또는 업무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춘천MBC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사점

이번 판결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간주 전환된 근로자에 대해 단순히 '해고 무효' 수준의 보호를 넘어, 동일 부서 내 동종·유사 업무 정규직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근로조건까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무기계약직을 정규직과 분리된 별도 처우 트랙으로 운용해 온 다수 기업의 인사 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방송사, 언론사뿐 아니라 프리랜서·위임 계약 형식으로 장기 근로관계를 유지해 온 산업 전반에서 리스크가 커집니다. 계약 형식이 위임이나 도급이더라도 종속적 근로 실질이 인정되면 근로자성·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 전환·정규직 취업규칙 적용까지 연쇄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기업 인사·법무 부서는 무기계약직 취업규칙과 정규직 취업규칙을 별도로 운용하는 경우, 두 집단이 실제로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처우 차등의 합리적 근거가 존재하는지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향후 유사 소송에서 사용자가 '동종·유사 업무 정규직 부존재'를 입증하지 못하면 정규직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될 위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