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주요 입법 추진사항' 12건 보고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PEF 차입 규제·보이스피싱 배상책임 등 핵심 쟁점 다수
재원 조달 방식 이견으로 서민금융법 논의는 답보,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도 조만간 제출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법과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을 포함한 '12대 입법과제'를 국회에 보고하며 하반기 입법 드라이브에 나섰습니다.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된 만큼 그동안 계류됐던 주요 금융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요 입법 추진사항' 12건을 보고했습니다.
12대 입법과제
구체적으로 서민금융법·자본시장법·전자금융거래법·대부업법·디지털자산기본법·예금자보호법·보험업법·보험사기방지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특정금융정보법·기업구조조정촉진법·동남권투자공사법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입법 추진 사항과 관련해 "금융구조 개혁을 가속화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한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국회에 입법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하반기에 안정적 서민금융공급 확대를 위한 서민금융법 개정, 주주중심 문화 확산과 홈플러스 사태 방지 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금융회사 보안사고 방지를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등 다양한 입법 과제들이 있다"며 국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최우선 과제 서민금융법… 안정기금 신설·보증배수 20배로 확대
금융위가 가장 중점을 두는 법안은 서민금융법 개정안입니다. 개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에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하고 금융회사의 상시출연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현행법상 유효기간 부칙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하기 위해 서민금융보증계정과 자활지원계정을 법정기금화합니다. 법정 보증배수 상한은 현행 15배에서 20배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기금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의 보전 근거도 마련됩니다.
앞서 금융위는 20일 오전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재구성 이후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업무설명회에서도 서민금융법 개정안 등을 하반기 중점 처리과제로 제시하며 국회의 신속한 통과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재원 조달 방식 이견… 논의는 답보 상태
다만 재원 조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합니다. 금융권의 연간 출연금은 이미 지난 4월부터 4348억 원에서 6321억 원으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금융권은 추가적인 부담을 우려하고 있고 야당 역시 재원 조달 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법안 논의는 멈춰 있는 상황입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화·의무공개매수 재도입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상장법인 임직원·주요주주가 특정증권을 6개월 이내 매수·매도해 이익을 얻을 경우 회사가 차익반환을 청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현재는 임의규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신주 일정 비율을 우선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됩니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도 재도입됩니다.
홈플러스 사태 계기, PEF 규제 신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PEF(사모펀드)의 과도한 차입을 방지하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업무집행사원(GP) 등록요건에 대주주 적격요건과 정보교류차단 체계를 신설합니다. 중대형 GP에 대해서는 준법감시인 선임의무를 부과합니다.
차입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금융위에 보고해야 합니다. 기업 인수 시에는 근로자대표에게 고용영향 등을 통보하도록 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매출액 3% 과징금·CISO 독립성 강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보안의무 위반으로 전자금융거래정보나 개인신용정보 유출이 발생하면 전체 매출액의 최대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습니다. 금융위 개선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근거도 마련됩니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임명·해임은 이사회에서 의결하도록 하고 별도 보수 지급 기준을 마련해 독립성을 강화하도록 했습니다.
보이스피싱 배상, 금융회사 50대50 분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은 전기통신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개인에 대해 피해자 계좌와 사기이용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가 50대50으로 분담해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보상 한도는 1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내에서 시행령으로 정합니다. 이용자의 과실이나 범죄가담이 인정되는 경우는 면책됩니다. 입증책임은 금융회사가 지도록 합니다.
예금자보호법·특정금융정보법도 개정 추진
이외에도 '금융안정계정'을 설치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포함됐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민생침해범죄와 관련 의심 계좌 거래를 정지할 수 있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도 함께 추진됩니다.
발의 예정 법안… 대부업·보험업·기촉법 상시화
발의 예정 법안으로는 불법사금융과 불법추심 근절을 위한 대부업법 개정안이 꼽혔습니다. 실손청구전산화 참여 의무를 확대하는 보험업법도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보험사기 집중·공유를 위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오는 12월 일몰 예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상시화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도 발의될 예정입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조만간 국회 제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자산업 정의와 행위규제 마련,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제도화 등을 담아 산업·시장·이용자를 아우르는 통합법 형태로 추가 발의될 예정입니다.
이 위원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안은 다 마련했으나 약간 이견이 있다"며 "하반기 원 구성도 된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2대 입법과제는 서민금융·자본시장·전자금융·디지털자산 등 금융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 재편 신호로, 금융회사와 상장법인의 준법·리스크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임직원·주요주주의 단기매매차익 반환이 임의규정에서 의무규정으로 전환될 경우, 상장사 내부통제와 임원 보상체계 전반의 재점검이 불가피합니다.
PEF 업무집행사원에 대한 대주주 적격요건·차입비율 보고·근로자대표 통보 의무 신설은 사모펀드 주도 M&A 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인수금융 실무와 딜 구조 설계에 조기 대응이 필요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의 매출액 3% 과징금과 CISO 이사회 의결·독립보수 체계는 금융회사 정보보호 거버넌스를 이사회 책임 사안으로 격상시키는 조치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