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Section — 입법정책 모니터링

형사사법 78년만 대전환…35년 검찰개혁' 마침표

언론사
로섹션
발행일
2026-08-01
카테고리
입법·정책 / 국회 심의·의결

국회, 31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으로 통과검사 직접·보완 수사권 모두 폐지, 수사 주체는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법조계, 사

본문

국회, 31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으로 통과

검사 직접·보완 수사권 모두 폐지, 수사 주체는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

법조계, 사건 핑퐁·경찰 견제 공백·공소기각 사유 확대 두고 우려 확산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는 대전환을 맞게 됐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처리했습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제한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첫발을 뗀 지 8년 만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종지부가 찍힌 것입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을 처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검사의 직무 1호였던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를 78년 만에 삭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검사의 수사권 자체를 없앤 절차법까지 완성됐습니다.

검사 직접·보완 수사권 모두 폐지…수사 주체는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모두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한 것입니다.

검사는 수사 기록에서 미진한 부분을 발견해도 직접 수사할 수 없습니다. 1차 수사기관에 보완수사(송치 사건)나 재수사(불송치 사건)를 요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대신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높일 안전장치가 마련됐습니다. 사법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또 검사가 지정한 기간 또는 최장 2개월 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합니다.

공소청장은 수사 미진이나 비위 정황을 포착한 경우 수사기관 교체나 담당 사법경찰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검사도 보완수사를 요구한 경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의 사건 번호를 유지하는 등 보완수사의 이행 여부를 관리해야 합니다.

나아가 검사는 공소제기·유지 및 재수사 요구에 필요한 경우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을 면담하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과 자료는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피해자 보호권도 확대됐습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주체가 기존 고소인·피해자에서 고발인까지 확대됐습니다.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경의 전건송치가 재도입됐습니다. 7대 범죄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성범죄, 스토킹, 장애인학대, 노인학대입니다.

35년 검찰개혁 담론, '검수완박'으로 마침표

검찰개혁 담론은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1년 노태우 정부 당시 신민주연합당이 시국·공안사건 수사를 문제 삼아 검찰을 '권력의 시녀'라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이후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가 검찰개혁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정치권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권한 분산'을 개혁의 두 축으로 삼았습니다.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한편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와 상설특검제 도입, 경찰 수사권 독립을 추진했습니다.

다만 검경 간 이견과 정치권의 합의 실패로 수사권 조정을 제도화하지는 못했습니다.

검찰 수사권을 떼어내는 작업은 문재인 정부에서 본격화됐습니다. 2021년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됐고, 직접수사는 6대 범죄로 제한됐습니다.

민주당은 이듬해인 2022년 '검수완박법'을 처리해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범죄 등으로 다시 좁혔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정부조직법 개정과 올해 3월 공소청법·중수청법 제정으로 검찰청 폐지와 검사의 직접수사 완전 폐지를 확정했습니다.

이번 형소법 개정은 마지막으로 남은 보완수사권까지 걷어낸 조치입니다. 검찰이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지 35년 만에 '검수완박'이 마침표를 찍은 것입니다.

사건 핑퐁·암장 우려 산더미…공소기각 사유 확대도 '뇌관'

범여권은 수사·기소 분리로 '정치검찰'의 폐해를 끊었다고 자평합니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수사 역량의 총체적 약화와 경찰 권력의 독주를 막을 견제 장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됩니다.

검사는 어떤 경우에도 직접 수사할 수 없기 때문에 사경의 보완수사에만 기대야 합니다. 보완이 충분치 않으면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는 '사건 핑퐁'이 잦아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수사 지연이 불가피합니다.

거듭된 보완수사 요구에도 검사가 혐의 입증에 확신을 갖지 못해 불기소 처분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놓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경찰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 정황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난 '장윤기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검사가 송치 기록만 보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였다면 사건의 진실이 그대로 암장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법안 심사 막판에 추가된 '공소기각' 사유도 논란거리입니다. 개정안은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을 추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기각을 위한 포석"이라고 공세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공소기각 판단 기준이 모호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않은 점, 영장청구권을 경찰의 신청 사건에 한정한 점 역시 '뇌관'으로 꼽힙니다.

증거로 쓸 수 없는 진술·자료라면 검사가 굳이 피의자를 면담할 이유가 없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법조계는 헌법상 권한인 영장청구권을 법률로 제한한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교수는 30일 형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형소법은 베타 버전으로 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한 번 시행되면 그 실험 대상은 국민"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재명 정권의 검찰개혁은 또다시 '제2의 시험대'에 올라선 셈입니다. 검찰개혁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주사위가 이미 던져져 '책임의 시간'으로 접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