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210억 원 수입 늘린 재개발 조합 상대 용역비 청구 소송 원고패소
법률 사무를 용역업체가 수행하고 법무법인이 한 것처럼 꾸민 계약 전체 무효 판단
"변호사법 위반 회피 위한 외관 조작 허용될 수 없어"
용역업체가 실제 법률 업무를 맡고도 이를 법무법인이 수행한 것처럼 꾸몄다면, 이는 변호사법에 위배되므로 상대방에게 용역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20일 법원 등에서는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정태)가 A 법무법인과 B 사가 C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용역비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 장기전세주택 30세대 감축으로 210억 원 수입 증가… 용역비 25% 약정
A 법무법인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사업 전문관리 수행업체 B 사는 C 조합과 용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A 법무법인과 B 사가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해 사업 구역 내 장기전세주택 세대수를 감소시키면, C 조합이 이들에게 장기전세주택 세대수 감소에 따라 증가하는 조합 수입금의 25%를 지급하는 것이었습니다.
A 법무법인은 법률 사무를, B 사는 법률 사무가 아닌 업무를 수행하고 용역비를 분배하기로 하는 내부 협약서도 작성했습니다.
이후 두 회사는 서울특별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조례에 장기전세주택 비율 관련 조항이 미비한 점을 파악했습니다. 이어 입법 청원 등을 수행해 장기전세주택을 30세대 감소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C 조합의 일반분양 수입은 약 210억 원가량 늘어났습니다.
A 법무법인과 B 사는 계약에 따른 용역비를 청구했으나, C 조합이 지급을 거부하자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재판부 "실제 업무는 B 사가 수행… A 법무법인 설립 전에 이미 완료"
1심 재판부는 용역 계약이 전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조례 개정안 문구 마련 등 청원서 제출에 필요한 실질적인 업무를 B 사가 수행했고, 이 작업이 A 법무법인 설립 한 달 전에 이미 마무리됐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에 필요한 조례 개정 청원 업무는 변호사법이 정한 법률 사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A 법무법인과 B 사는 법률 사무 대가로 용역비를 지급받기로 약정했으며, 변호사법 위반 가능성도 인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내부 협약서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법 위반을 회피하고자 B 사가 수행한 법률 사무를 A 법무법인이 적법하게 수행한 것처럼 외관을 꾸며냈을 가능성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가 나눌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A 법무법인과 B 사, C 조합 사이에 A 법무법인 수행 부분만이라도 유효하게 할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용역 계약 전체를 무효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 법원 "법률 사무는 법무법인에 별도 위탁해야"
법원 관계자는 "입법청원과 같이 법률 사무가 포함된 용역업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법률 사무는 법무법인에 별도로 위탁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용역업체가 법률 사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법무법인이 한 것처럼 외관을 꾸며 대가를 수령하는 것은 변호사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