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연맹·전교조·교총, 서이초 3주기 앞두고 15일 국회서 기자회견
아동학대 신고 1,870건 중 90.4%가 무혐의·불기소로 종결
정서학대 구성요건 명확화, 소송 국가책임제 등 6대 개선안 요구
교원단체들이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수사로 이어지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교사노동조합연맹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5일 오전 국회 본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이 참여했습니다.
"법 개정에도 교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법 개정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원칙이 마련됐지만 교실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교사들은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소송의 두려움 속에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교사 80.5% "교권침해 경험"... 94.11% "교육활동 위축"
교원단체들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현장 조사와 교육부 통계를 제시했습니다.
교총 조사에서는 최근 1년간 학생·학부모 등으로부터 교권침해를 경험했다는 교사가 80.5%에 달했습니다. 교사노조연맹 조사에서는 80.8%가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피소 불안을 상시적으로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전교조 조사에서는 94.11%가 신고에 대한 불안으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을 주저하거나 축소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신고 1,870건 중 무혐의·불기소 90.4%... "수사 절차 자체가 문제"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는 총 1,870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1,352건(72%)은 교육청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사안이었습니다. 종결된 사건 993건 가운데 898건(90.4%)은 무혐의 또는 불기소로 마무리됐습니다.
교원단체들은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교사들이 느끼는 불안은 결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다"라며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되는 사안도 수사 절차를 거치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현행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개념이 모호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판단한 사건도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 절차를 거치는 현행 제도가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6대 법 개정 요구사항 제시
교원단체들은 구체적으로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구성요건 명확화,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면책 규정 신설,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무고성·보복성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육감 의무 고발제 도입, 경찰 무혐의 판단 시 검찰 불송치, 교육활동 관련 사건의 공소시효 정지 예외 신설 등을 요구했습니다.
"현장이 원하는 것은 추상적 위로가 아니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현장이 원하는 것은 추상적인 위로나 선언이 아니다"라며 "아동복지법 개정을 통해 정서적 학대 구성요건을 명확히 하고 교육활동 관련 공소시효 정지 예외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무고성·보복성 신고가 교사를 압박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와 무고성 신고에 대한 교육감 의무 고발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를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와 방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교사의 교육활동이 무분별한 아동학대 조사와 수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아동복지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입법 후속 조치 없는 규범, 현장 체감 개선 어려워
이번 교원단체들의 공동 행동은 서이초 사건 이후 마련된 교권보호 5법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여야를 아우르는 국회의원과 시·도교육감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은, 교권보호 관련 법 개정이 정쟁을 넘어 초당적 입법 과제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아동학대 신고의 90% 이상이 무혐의·불기소로 종결되는 통계는, 신고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향후 아동복지법 개정 논의의 핵심 근거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