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상고 기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포에게 청탁 명목 8000만 원 수수
특검법상 '합리적 관련성' 판단 기준 구체화한 판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확정받았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16일 이 전 대표와 특검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됐습니다.
"특검법 수사대상 합리적 관련성" 판단 기준 구체화
대법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한 공소사실이 특검법의 수사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그간 입법 배경과 목적 및 법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특검법이 열거한 수사 대상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판결은 기존 판례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관련성'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25차례에 걸쳐 8000만 원 수수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차 주포로 알려진 이정필 씨에게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 횡령 사건에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는 조건도 포함됐습니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80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1심 징역 1년 6개월, 2심에서 1년 2개월로 감형
1심은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791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 영부인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계속 교부받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심은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711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일부 혐의에 대한 공소가 기각되면서 1심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것입니다.
"재판의 독립을 흔든 중대 범죄"
2심 재판부는 "정의가 돈의 유혹이나 거래에 의해 좌우된다고 국민이 의심한다면 의심의 존재만으로도 형사 절차의 공정성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인 재판의 독립, 법관의 직무수행, 사회적 신뢰를 흔든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횡령 사건 수사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2심은 "이 전 대표가 서울 성동경찰서 수사과장을 잘 알고 있어 무마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이정필 씨에게 수수한 것이고, 청탁 역시 이 씨 개인적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는 김 여사 또는 도이치모터스와의 직접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의 외연을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특검 수사 실무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합리적 관련성'이라는 추상적 요건을 구체화함으로써 특검 수사의 확장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