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법원행정처, 형소법 개정안 검토 의견서 국회 제출
검찰 수사권·특사경 지휘권·영장청구 제한에 "부작용 방지책 마련해야"
피의자 재정신청 신설엔 '신중 검토', 고발인 재정신청 확대엔 '보완 검토'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숙의와 검토를 거쳐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부작용 방지를 위한 보완 방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공개한 내용에서, 대법원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검토 의견서를 최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사권 조정의 뇌관인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사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수사권·지휘권·영장청구 "입법정책 사항이나 보완 필요"
대법원은 개정안의 주요 내용 세 가지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사의 수사권 폐지와 보완수사요구권 유지,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검사의 직접 영장청구 제한이 그 대상입니다.
대법원은 이들 사항을 입법정책적 결정 사항이라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도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 방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증인신문 청구 주체 변경엔 이의
대법원은 검사와 공소청 직원의 권한에 관한 규정과 관련해 보완수사권 외에도 증인신문 청구 조항을 보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형소법 제221조의2에 관한 부분입니다.
개정안은 제1회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 청구 주체 및 서류 송부 대상을 '검사'에서 '사법경찰관'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판에 관여하는 검사가 청구 주체 및 서류 송부 대상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봤습니다.
■ 공소심의회 구성엔 "재판 영향 우려"
각 지방법원에 구성된 공소심의회가 공소제기 여부의 적정성을 결정하도록 한 내용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공소제기의 적정성 여부는 공소제기 후엔 재판을 통해, 불기소 결정에 대해선 재정신청을 통해 적절히 통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법원이 공소심의회를 구성해 운영할 경우, 재판부가 재판이나 재정신청 과정에서 다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는 등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과도한 비용과 사건 처리 지연 가능성도 함께 짚었습니다.
■ 피의자 재정신청 신설엔 '신중 검토'
특히 피의자의 재정신청을 허용하는 형소법 개정안 신설 조항에 대해서는 '신중 검토'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재정신청은 검사가 불기소 판단을 내릴 경우 고소인과 고발인이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대법원은 "현재 피의자에 대한 불기소처분인 기소유예는 헌법소원을 통해 구제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의자의 재정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는 입법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연평균 기소유예 처분이 16만 건에 달하는 점을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재정신청은 대리인 선임 없이 신청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사건이 폭증해 한정된 사법 자원의 효율적 분배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절차 자체가 헌법소원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고발인 재정신청 확대엔 '보완 검토'
고소인과 함께 고발인도 모든 범죄 혐의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보완 검토' 의견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인용될 가능성이 적은 민원성 고발인이 검찰 항고와 고등법원 재정신청, 대법원 재항고, 재판소원을 제기하는 것까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고발인은 하나의 사건에도 다수 있을 수 있어 분쟁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과거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2007년 형소법 개정으로 고소인의 모든 범죄로 재정신청 대상이 확대돼 재정신청 접수가 급증했다"며 "고발 사건까지 확대 시 법원 업무가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