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징금, 유출 규모 대비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
메타·에퀴팩스·메리어트 등 해외 처분보다 수 배 많아
9월 시행령 앞두고 업계에서는 '과징금 포비아' 우려
쿠팡이 받은 6246억 8100만 원의 과징금이 유출 규모에 견주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에 이 같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처분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함께 타사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개인정보 처리 위반이 문제가 됐습니다.
처분 수위를 놓고 평가는 엇갈립니다. 일부 시민단체는 법적 최고 한도인 1조 원 이상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보 유출 사건치고 과도한 제재라는 반발도 나왔습니다.
3억 명 털린 글로벌 기업도 1000억대, 쿠팡은 6배
현재까지 알려진 정부 과징금 1위는 메타입니다. 메타는 이용자 5억 3300만 명의 정보가 해킹 포럼에 유출됐습니다. 이를 조사한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는 2억 6500만 유로, 우리 돈 3800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쿠팡의 유출 규모는 메타의 7% 수준입니다. 그러나 과징금은 오히려 11% 더 많습니다.
다른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격차가 큽니다. 미국 성인 인구 절반인 1억 47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신용평가업체 에퀴팩스의 과징금은 1180억 원이었습니다. 3억 27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970억 원이었습니다. 쿠팡 처분은 이들의 6배가량입니다.
미국 모바일 7600만 명, 캐피탈원 1억 600만 명도 유출 규모가 쿠팡의 2배에서 3배에 이릅니다. 그러나 정부 과징금은 1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국내 사례와 비교해도 압도적
국내 전례와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약 4000만 명의 이용자 정보를 알리페이 등으로 국외 이전한 카카오페이의 과징금은 59억 6800만 원이었습니다.
2016년 1030만 명이 유출된 인터파크 사태는 44억 원이었습니다. 혈액형 등 민감정보를 포함해 개인정보 25종이 털린 듀오는 12억 원에 그쳤습니다.
해외는 '외부 해킹'보다 '자사 이득용 위반'을 더 무겁게
해외 정부는 외부 해킹에 따른 유출보다 기업의 조직적 위반을 더 심각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국외에 무단 전송하거나 광고를 위해 무단 수집하는 행위에 더 큰 과징금을 물린다는 것입니다.
메타가 대표적입니다. 메타는 유럽 이용자 데이터를 미국 본사 서버에 불법 전송한 혐의로 12억 유로, 약 1조 7000억 원의 과징금을 냈습니다. 또 8700만 명의 정보를 정치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무단으로 넘긴 문제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서 50억 달러, 약 7조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번 쿠팡 처분의 핵심이 외부 해킹에 따른 보안 관리 위반이라는 점에서, 해외 규제 기조와는 결이 다릅니다. 외부 침입을 100% 막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안 관리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것인지가 향후 제재의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9월 시행령 앞두고 '과징금 포비아' 우려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과징금이 경영을 위축시킨다는 호소가 나옵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 맞먹는 과징금이 부과되면 투자와 고용도 줄어든다는 우려입니다.
특히 9월부터는 개인정보 사고 과징금을 매출의 10%까지 매기는 시행령 시행이 예정돼 있습니다. 처벌 수위가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 처분이 보안 관리 위반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개인정보 회수 노력이나 2차 피해가 발견되지 않은 점이 크게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처벌 수위가 3배 늘면 기업들이 '과징금 포비아'에 걸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매출 연동 과징금 체계가 본격 시행되면, 보안 사고 한 건이 기업 존립을 흔드는 변수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기업으로서는 사후 대응과 피해 회복 노력을 입증할 체계를 미리 갖추는 것이 제재 수위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