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762억 원 중 687억 원 취소 판결… 넷플릭스 일부 승소
법원 "콘텐츠 핵심 기능은 해외 법인이 수행… 저작권 사용 대가로 보기 어렵다"
넷플릭스·과세 당국 모두 불복 항소, 2심에서 쟁점 재심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한국법인이 과세 당국을 상대로 낸 700억 원대 조세 불복 행정소송에서 1심 일부 승소에 그치자 항소했습니다. 과세 당국도 불복해 쌍방 항소로 2심 심리가 진행됩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코리아는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과세 당국도 18일 항소했습니다.
1심, 762억 원 중 687억 원 취소 판결
1심 재판부는 지난달 28일 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취소를 구한 세액 합계 약 762억 원 가운데 약 687억 원을 취소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종로세무서장이 부과한 법인세 부분입니다.
서울 중구청장·종로구청장의 법인지방소득세 부과 처분에 관한 소송은 각하했습니다. 재판부는 "종로세무서장이 한 원천세 징수 처분 및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와 별도로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 "콘텐츠 핵심 기능은 해외 법인이 수행"
재판부는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저장·전송 등 핵심적 기능은 해외 법인 통제에 있는 서비스 아키텍처 등을 통해 해외 법인이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넷플릭스코리아는 국내에서 서비스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광고 등 보조적·부수적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넷플릭스코리아가 해외 법인에 지급한 돈을 해당 영상 콘텐츠의 저작권을 사용하는 데 대한 대가라고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넷플릭스가 국내 소비자에게 해당 콘텐츠에 대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제 제공하는 데 대한 대가라고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법인에 내는 수수료 역시 넷플릭스코리아에 일정 수준의 이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 독립적인 저작권 수익 창출 구조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넷플릭스코리아를 중간 매개자로 둔 사업 구조를 국내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습니다.
캐시 서버(OCA)는 넷플릭스코리아 지배 자산으로 판단
한편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통신망에 설치한 캐시 서버(OCA)는 실질적으로 넷플릭스코리아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산으로 봤습니다. 이를 전제로 한 일부 법인세 부과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800억 추징 → 조세심판원 780억 적법 판단 → 행정소송
과세 당국은 2021년 세무조사를 통해 넷플릭스코리아에 약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습니다. 넷플릭스는 2020년 국내에서 약 4천15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납부한 법인세는 21억여 원에 그쳤습니다. 이후 조세심판원은 800억 원 가운데 780억 원이 적법하다고 판단했고,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제공 주체가 해외 법인이고 국내 법인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중개·판매하는 역할에 그친다고 주장합니다. 관련 수익 역시 해외에서 발생한 만큼 국내 법인에 원천징수 의무는 없고 과세 대상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면 과세 당국은 국내 통신망을 통한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저작권이 실질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른 수익 역시 국내 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세가 정당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국내 수익에 대한 과세 기준을 관한 것입니다. 1심 판결이 넷플릭스코리아의 역할을 '보조적·부수적 활동'으로 본 것은 유사한 구조의 해외 OTT·플랫폼 기업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캐시 서버에 대해서는 국내 법인의 지배 자산으로 인정한 만큼, 물리적 인프라의 소재와 통제권이 과세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2심에서 '저작권 사용 대가'와 '서비스 제공 대가'의 구분 기준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디지털 경제 시대 국제 조세 체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판결이 될 전망입니다.